제기랄 결국 2019년이 1/3 가까이 지나간 시점에서 마지막 포스팅을……..;;;
앞선 세개의 글에서 작년에 즐긴 게임들을 대충 결산했고, 작년 말에 트위터에서 다들 올해의 게임 꼽는 플로우를 보면서 포스트 구상할 시점에서는 그중에 제일 플레이타임이 긴 놈들중에 하나로 꼽으면 되지 않을까 하고 안일하게 생각했으나, 그렇게 골라버리면 결국 스플래툰이나 젤다를 꼽을 수 밖에 없게되어 너무 재미가 뻔하고 없어져버릴 것 같아 마음에 들지 않았던 것. 그런 게임은 또 그렇다고 달리 꼽을만한 독특한 묘안이 있지도 않아서 고민하다가 여기까지…
그래도 일단 고르긴 해야겠죠. 슈퍼 마리오파티를 선택하겠습니다. 심지어 얘는 까먹고 단평도 안 단 게임인데
작년 말 송년모임이 두 개 있었는데, 두군데 다 스위치와 독을 들고 갔었고(집에있는거 뜯어다가 이동하는게 불편해서 그 두번 쓴다고 독과 충전기, 케이블류를 따로 사서 to-go-bag을 마련하기까지함) 게이머가 아닌 사람들을 포함해 정말 즐겁게 즐겼기 때문에. 추억을 만들어준 게임이라서. 아닌게아니라 박사 졸업하고 나서도 쫄딱 바닥을 친 에너지가 반년 가까이 회복을 못하고 있었는데, 친구들과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나니 호랑이 기운처럼 솟구치는 걸 느꼈고, 그 시간을 함께 한 게임이라 완전 소중하다 이거죠. 작년 일은 아니지만 설날에 방문한 사촌들과도 신나게 즐겼고요.
슈퍼 마리오파티가 어떤 게임인지 설명은 생략할게요. 유튜브에서 닌텐도 광고 영상을 보고 오면 아실 수 있을 거에요. 사람은 다른 사람들과 바이브를 동기화한 가운데 에너지준위가 높아지고 소리지르고 활달하게 움직이면 신이 날수밖에 없게 설계된 유기물이고, 거기에 인간의 뇌는 확률에 따라 보상이 주어질때 기뻐 미쳐돌아가게 진화한 도박쳐돌이죠. 마리오 파티는 사회심리학적, 신경생리학적인 관점에서 재밌을 수 밖에 없는 게임입니다…
사실 마리오 파티 시리즈는 처음 해보는 게임이라 역사를 다 꿰뚫는 척 이런 말 하기 머쓱한데, 닌텐도가 직접 만들기보다 외주줄때가 많고, 또 시리즈 자체에 부침도 심하긴 하지만 꾸준히…내고 있다는 점에서, 그리고 동사의 다른 게임 라인업들을 비춰서 함께 생각해보면 더욱, 닌텐도는 게임이 무엇이고 어때야 하는가 나름의 답이 확고하게 있다. 그런 인상을 받게 되네요. 세계 상대로 장사하는 회사라는게 믿겨지지 않을 정도로 다양성 문제에 너무나 무지하고 후진적이지만, 한편으로 게임 인구를 솎아내고 좁히는게 아니라 확장하고, 세대를 관통하는 엔터테인먼트로 자리매김하는 방식으로, 사람들에게 게임을 즐기는 순간을 추억으로 남겨 업계 자체에 생명력을 공급하겠다는 그런 고집같은 게 있네요.
그런 면에 공로상을 얹어서 2018 미자어워드는 슈퍼 마리오파티에 돌리는 것으로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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