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날 물어본 식사하셨냐는 인사에 대한 적절한 대답을 나는 아직도 모른다

제가 나이가 대략 마흔이고 식사하셨냐는 인사를 수천번은 마주쳤겠습니다만?

거기에 대해

case A
네.
…감사합니다?

혹은

case B
아니요,
실험하느라…

두가지 정 반대 방향의 실패 모드밖에 고르지 못해왔다 나는…

case A는 인사에 감사를 보내는 어색한 오독의 현장. 다만 뭐 항상 감사하는건 좋은 덕성이기도 하고, 크게 어색해지지 않는다. 정답은 아니지만 따져봐도 크게 잘못한 것은 아닌 실패라고 생각함.

case B는 문제가 심각하다

“아니요” 인사에 부정으로 응답. 핸드셰이크 프로토콜에 RST 응답을 보내버림

되묻기 없음 핸드셰이크 실패로 상대는 프로토콜 진행을 못하고 뻗어버리게 됨

“실험하느라…” 최악인 부분. 아무도 사유서를 요구하지 않았는데 홀로 청문회를 개최하고 노동실태를 폭로함. 상대는 이제 “아… 밥 좀 챙겨 먹어” 같은 걸 말해야 하는 부담을 떠안고 만다. 사람 무시하기 뭐하니 그냥 인사 한 번 하려다 대뜸 불의의 현장을 맞닥뜨려야.

모범 답안은 네, 먹었습니다 and you? 라는 모양인데, 거기까지 순발력과 사회성이 발휘되지는 않는듯. 왜냐 나는 상대가 식사를 하셨는지 안 궁금하기 때문에…! 궁금해서 물어보는 인사가 아니라는걸 아는데도 불구하고, 그걸 감안하고 되묻는 예절 회로가 배선이 안 되어서..

그리하여 저를 보면 밥 먹었냐고 자주 물어봐 주시기 바랍니다. 연습이 필요한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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