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반성문

    0.오늘도 연서.

    크게 잘못한 일이 있는데, 당시엔 어버버 하고 있다가 이제야 뭔 짓을 한건지 깨닫고, 혼자서는 삽을 거하게 푸고, 애인에겐 징징 매달리고 있다. 정말 염치없고 미안한 일.

    힘들어 하는 애인을 볼때에도 물론 같이 힘들기야 했지만, 다시 차원이 다르게 괴로움이 닥쳐왔다. 처음엔 무엇 때문에 이리 불안하고 괴롭지? 하고 약 하루 반쯤 끙끙거렸는데, 이제 알게됨. 무엇을 잃었는지…

    연애를 하고 나서 할 수 있게 된 일이야 많이 있다. 손잡고 길을 걷는 일. 함께 식사하고 이야기하며 서로 웃는 것, 모두 기쁘고, 순간순간 즐거웠지만 가장 중요한건 그게 아니었던 것 같다.

    다음에 무엇을 함께 할지, 무엇을 먹고 어디에 갈지 고민하는 시간이 가장 행복했던 것. 연애하기 이전엔 즐겁건 별로 안즐겁건 산다는게 그저 매일을 견뎌내는 과정이었을 뿐이었지만, 이제는 기대되고 맞이하고 싶은 하루 하루로 변한 것이 가장 큰 기쁨이었던 것.

    근데 그렇게 함께 내일을 같이 생각하는걸 애인에게 무서운 일/안심하고 기꺼이 함께 고민하지 못할 일로 만들어 놓았다. 그게 내 행복의 근원이었는데. 완전 망한 것.

    1.

    한번 더 절 믿어주고 싶은 마음이 들 때까지 빌고, 보여주고, 고백하려고 해요. 제 기쁨은 당신에게 신뢰받는 제가 될때만 생겨날 수 있어요. 반대로 어차피 내가 신뢰받을만한 사람이 되지 못한다면 행복 할 수가 없고요… 내가 여혐충 해봤자 어차피 내 삶에 의미가 없다고… 차라리 죽…는다는 말까지 쉽게 하면 안되지마는, 여튼. 죽은채로 사는거나 마찬가지라고오….

    다시 신뢰를 사는것, 힘들고 어쩌면 불가능할 지도 모르는 일이기에 정말 마음이 무겁지만, 적어도 내가 왜 괴로운건지 돌이켜보고 나니 마음이 한줌 정도는 가뿐해 집니다. 할 일이 명확해 진 것도 있고.

     

  • 복기

    0.

    애인에게,

    내가 폭탄을 터트려놓고 수습되는 과정에서 생각못했던/생각지도 않은 부분들에서 엄청 실수를 많이 했었고, 그만큼 더 괴로웠을 텐데, 돌아오는 길 내내 곰곰 다시 좋아해주려고 이런 저런 생각 노력 해 준 것같았어.

    내가 기다려야 될 일이 있고 뭘 해야되는 일이 있는 건데 <-존나 구분못함 ㅂㅅ이었던

    도미노와 미스터피자 <-위와 같음

    고마워요.

    1.

    연서 대신으로 블로그를 쓰고 있군… 꿈도 못꾸던 일

  • 초조함

    0.

    잘 생길 일이 없었던 감정인데, 연애를 하면서 조금 배워가게 되는 듯.

    내가 에너지가 남아있으면 나눠줄 수 있지 않을까 생각했는데, 그러고 싶다고 되는 일이 아니었고,

    오히려 아무 말도 못할만큼 지쳐 있는 사람한테 폐끼친 것 같아 미안하고 그랬다.

    추스르고 돌아와 주기를 바라는 것 밖에는 할수가 없군.

  • 근황보고

    0. 연애중

    올 초 쯤 부터 운좋게 정말 괜찮은 사람과 알고 지내게 되었고, 지난달부터는 정말 운좋게도 그 사람과 연애를 하게 되었다.

    아직 알고싶고, 알려지고 싶은 것이 많지만, 이 사람과는 함께 삶을 견딜 수 있겠다, 이 사람의 삶을 지탱하고 싶다, 기대고 싶다 뭐 그런 생각이 매일 더해져 가네요.

     

    1. 행복

    이란 단어를 그다지 좋아하지 않았다. 내 인생정도면 충분히 많은 것이 주어진 편이지만, 그럼에도 만성적인 (주로 경제적 불확실성에서 인한) 불안을 제거하는 것만으로 벅찰 듯한 삶이고, 성취, 덕질이나 교우관계로 일시적으로 즐거운 게 고작인데 언감생심 행복이라니 허망하게 여겨져서. 스스로 불행하다고 생각하지 않는 정도의 삶을 유지하는 것이면 만족하고, 딱히 난 행복 씩이나 까지는 바란 적이 없는 것 같은데 온갖 군데에서 행복하세요~ 인간은 모름지기 행복을 추구하는 존재~ 행복해지는 방법~ 등으로 뭔가 남용되는 게 싫기도 했고.

    그랬던 게 누군가와 함께가 되니 조금 달라졌다. 누군가로부터 계속 행복감을 느끼고 싶고, 그 사람을 행복감으로 채우고 싶은 마음으로 간절해졌다.

    그래서, 에반게리온 신극장판 파 에서 “이번에 반드시 너만은 행복하게 해 주겠어”라고 말하고, Q 에서 자신을 믿어달라고 DSS 초커를 뜯어 제 목에 걸던 카오루 군을 인용하며 연애 관계에 임하는 자세를 그 사람 앞에서 다짐해 봄.

     

    좋아해요, 저도 좋아합니다. 로 시작한 나와 그 사람의 관계에 앞으로 무슨 일이 벌어질지, 벌써부터 무서워 죽겠지만

    내가 내 말의 무게를 과소평가한 것이 아닌지, 내가 주고싶고, 줄 수 있는 것이 그 사람이 바란 것이 정말 맞는지, 시간이 지나도 내가 이 사람과 함께 행복해지고 싶어할지 여전히 모든 게 다 알 수 없고 두렵지만,

    감히 근거 별로 없는 희망을 가져 보고 있음.

    2. 사람이 가장 흑역사를 생산하기 좋은 오전 2시…

    를 넘기며 늦게나마 침대로 돌아감.

  • — AndCat (@cat_cons) 2015년 3월 17일

    놈들은 더욱 조야해지고 노골적이 되었다. 궁지에 몰린 탓이다. 좋은건 아닌게 우파가 궁지에 몰린게 아니라 매체가 벼랑끝에 매달린 시대가 된 뿐이라.

     

  • 성소수자와 나 1.

    호모나!호모를 보고 호모나!를 외치는 miza의 용안

     

    0.
    신연재! 성소수자와 나 제 1편!
    은 아니고 이 주제는 몇번 더 말할 것 같아 그냥 번호를 달아봄.

     

    1.
    교지 편집하던 시절, 퀴어 글 만들다가 이런 발언을 했던 적이 있었다…. 있었던 것 같다.

    “-헤테로에게는 퀴어가 생리적으로 혐오스러울 수는 있지(!!), 나도 좀 그런 게 있고(!!!)-”
    그땐 아리까리했지만 지금은 그자리에 있던 편집위원 몇은 스트레잇이 아닌걸로 알아. 이자리를 빌어 사과를 일단.

    그때 왜 그런 소릴 했냐면 내안에 작은 호모포비아가 있는것같아서 어쩌지 하고 고민하게 된 계기가 있었거든. 별건 아니고 어느날 퍼질러 자다가 어릴적부터 알아온 게이 친구에게 엉덩이를 뚫리는 꿈을 꾸다 황급히 깬 것. 그냥 개꿈이고 지금 그런꿈을 꿀 것 같으면 혐오감도 죄책감도 뭣도 없이 미지의 세계를 음미했겠지만 당시의 나에겐 어라 이게 뭐지 였다. 나도 나의 남성성을 전복시키는 게이들의 존재에 무의식적인 두려움을 품고 있었던건가…? 나도… 호모..포비아의 소질이 있나…? 이런 내가 포비아를 맘껏 힐난해도 되나…?

    후… 그뒤로 한동안은 선천적/본능적 호모포비시티(?)의 존재에 대해 한수 접어왔다. ~본능적인~ 역겨움이 있을 수 있고, 그게 강한 사람들은 그냥 입밖으로만 안꺼내주십시오~ 굳이 그걸 틀렸다고는 못하겠지요… 라고 생각을 했던 것.

    개꿈 한번 잘못꿔서 쓸데없는 걱정을 하고 개쫄보로 살았었던 것이다…

    몇년을 더 산 뒤에야 호모포비시티(?)야말로 사회적으로 주입/육성된 마인드셋이라는 것을 깨닫게 된다…

  • 2011 MBP 15″ vs 2013 MBA 11″

    0.
    11년 여름, 석사 입학시절 아버지에게 선물받은  15인치 맥북 프로 노트북에는 애착이 이냥저냥 가는 것이 아니다. 첫 맥이라서일까. 당시에는 주관적으로나 객관적으로나 더할 데 뺄 데가 없이 탄탄해보였던 디멘션이 시대가 변해 육중한 사이즈가 되었지만 내 눈에는 아직도 이만한 컴퓨터가 없다. 정말 정말 예쁘고, 정말정말 사랑스럽다. 이게 내가 지금 말로만 사랑한다고 하는게 아니다. 실제로 여기다 해줄 수 있는 업그레이드는 다 해줘왔거든;; 교체 가능한 파트는 이베이를 긁어 모두 상위, 최신형 부품으로 갈아주다보니 결국엔 껍데기는 2011초기형 220만원짜리 모델이 속은 2011 후기형 270만원짜리 모델이 되어버렸다.
    1.
    그러다가 최근 발표된 새 맥북 소식을 듣고 역시 애플! 하며 감탄하다가, 그 감탄이 엉뚱하게도 온라인 리퍼비시샵에서 11인치 맥북 에어를 주문하는 것으로 이어졌다. 언젠가 애플이 최고의 에브리데이 노트북! 이란 표현을 쓴 적이 있었는데, 그런 카테고리의 노트북을 써보면 어떨지 궁금했달까? 여태까지는 미디에 게임에 연구에 컴퓨터 하나로 모든게 가능할 수 있길 바랬기에 휴대성보다는 성능이 압도적인 노트북을 원해왔었는데, 멋지게 뽑힌 맥북을 보니 저렇게 하루종일 갖고다니면서 인터넷하고 채팅하고 문서나 보고쓰고하는 노트북이 있으면 확실히 편할 것 같네 싶었거든. 그래서 새로 나올 맥북과 비교해서 성능, 배터리타임, 디멘션이 비슷한 MBA를 대신 써보자 싶었던 것. 쓰다 환불할 생각으로, 뭐 정 맘에들면 할부 업고 1년 고생하지 뭐 하는 생각으로… (글렀다) 좋긴 좋았다. 가볍고 예쁘고 인텔이 이번에 낸 저전력 CPU덕에 배터리는 겁나오래가고;;이것저것 해보다가 매트랩(MATLAB)을 시험삼아 돌려보기로 했다. 요새..대략 한달 전부터 confocal 사진을 찍어다 분석하는데 이미지제이 슬라이더 문대는 대신 쿨하게 매트랩 코드짜서 쿨하게 코드 돌려버리고 있어서. 사실 이런 쪼끄만 랩탑을. 클럭수도 거의 반토막인(샌디브릿지 i7 2.5GHz vs 하스웰 i5 1.3GHz) 귀여운 녀석을 현업에 투입할 생각은 없었지만 뭐, 재미삼아.2.

    그리고 본인은 경악을 금치 못하였다… MBP에서는 그림 한장 분석하는데 64초가 걸리던 코드였는데 MBA새끼가 58초에 끊어버려서. 게다가 늙은 MBP는 연산이 격해지면 팬소리가 무슨 공항에서 엔진 데우는 항공기처럼 우렁찼는데 맥북 에어는 새침하게 팬 RPM이 천오백을 안넘기는 것 같았다.어떻게 이런일이. 하스웰 터보부스트가 1.3->2.6기가헤르츠로 두배 뛰니까 맥북 프로의 2.5기가랑 비슷해서? 아니아니, i7이 가만히 있나. MBP 샌디브릿지도 2.5GHz->3.6GHz까진 치고올라가는데. 억울하고 원통하기가 그지없었다.  신참 2013 MBA가 큰형님 앞에서 머리박는 장면을 기대했는데 실망이 이만저만이 아니었던.하도 억울해서 오후에는 구상만 하던 작업을 결국 해냈다. 싱글스레드로 돌아가던 코드를  멀티스레드로 돌아가게 개조한 것. 덕분에 MBP가 35초 끊을 수 있게 되어 큰형님 체면은 살렸다. MBA에서 새 코드를 돌려보지는 않았지만, 코어 수가 절반인 만큼 45~50초는 필요할 것

    아무리 그래도 2년의 기술발전이란 정말 “괄목상대”해야겠구나 깨달았던.

    3.

    심지어 집에 썬더볼트에 물려놔도 팬소리가 시끄러운 MBP에 비해 MBA는 거기 있는줄도 모를만큼 조용하다. 개압승; 이러면 안되는데.

  • 야요이오리

    0. 그림그려다

    yayoiori

     

    Iori Minase -버버리 울 알파카 니트 코트 KRW 1,110,000 닥터 마틴 2976 KRW 225,000

    Yayoi Takatsuki -ZARA 핑크 이미테이션 레더 자켓 KRW 99,000, -ZARA 버터플라이 원피스 KRW 49,000

    (설정에 충실하려고 애쓴…)

     

    1.

    게임 아이돌 마스터의 소녀들중 이오리는 다른 인물들과 달리 이미 실력과 비전, 직업의식이 완성되어있다는 점에서 독특한 부분이 있는 캐릭터이다. 그에 더해 대기업집단 미나세 그룹의 2세라는 ㅎㄷㄷ한 출신성분이 더해져 이미 넘치는 능력에서 나올 수 있는 당당함과 고압적인 태도로 뭇 프로듀서(플레이어)들의 마음을 사로잡는다.
    그의 유일한 고민은 그룹의 후계자로 일찌감찌 낙점받은 손윗형제들에 비해 세평으로도, 자평으로도 능력이 처진다는 것. 사실 그가 톱 아이돌이 되기로 결심한 계기도 여기에서 출발하는데, 가문의 후광 없이 홀로 입지전을 써 형제들과는 다른 방법으로 자신을 증명하겠다는 것이었다.

    한편 야요이는 이오리와는 영 반대로 가난(…)한 2녀 3남 집안의 장녀로, 만원어치 숙주나물로 잔치를 벌이는 것조차 사치스러운, 빠듯한 집안 살림에 보탬이 되고자 아이돌을 시작했다. 발랄한 머리 색의 캐릭터 디자인으로 짐작할 수 있듯이 시종일관 원기가 충만한 귀여운 계열의 캐릭터인데, 게임상 최하위의 능력치로 묘사되듯이 실력은 여타 동료들에게 미치지 못한다. 하지만 이런 단점을 극복하는 것은 장녀로서 어린 나이에 가정을 책임지는 꿋꿋한 사명의식과, 다소 어둡게 비춰질 수도 있는 가난한 가정 형편을 덮어버리고도 남는 건강한 미소다. 이런 점들이 이오리와는 정 반대의 방향으로 프로듀서들이 애정을 갖고 그녀를 프로듀스하게끔 한닷.

    공식/동인을 막론하여 묘사되는 이런 두 캐릭터간의 유대는 다른 동료들간의 그것과는 달리 또 각별하다! 어느 누구 앞에서도 당당한 이오리지만 한살 어린 야요이의 꿋꿋함과 의젓함 앞에서 한수 접고 누그러져 다정한 모습을 보여주고, 야요이는 그 존경과 호의를 구김살 없이 받아주고 원기왕성하게 선배 이오리의 길을 거침없이 쫓아가는 모습으로 보답하는…. 크…모에하다능….

    여하튼 그런 둘이 잡지 화보를 찍는 일을 같이 하게 됐다는 설정으로.

  • 간만에 날적이.

    0. Payapa

    Audio MP3

    기타가 어려우면 안치면 되는거지? 싶어서 일렉트로니카를 손댄건데… 사이드체인도 걸고 뭐 나름 애썼던 곡.

    1. 간만에 날적이

    두달만에 또다시 논문 발표 준비가 돌아와서… 하기 싫은 괴로움에 몸부림치며 도피한게 지금 여기;
    그때그때 트위터에 곧잘 쏟아내니까 블로깅 하고싶은 기분이 안드는건 당연한데, 그래도 가족에게 욕먹어가며 사시사철 PC 전원 올려두고, 이사할때마다 컴퓨터 고장날때마다 세팅 잡고, 그러다 결국 서버 전용으로 컴퓨터도 사고. 서버 구축하는데에는 늘 엄청 심혈을 기울였는데 블로그를 쓰지 않아서야 수지가 안맞다.

    트위터는 돌이켜보면 무-쟈게 쪽팔리고 아 내가 왜 이런 쪽팔린 소리를 했는가 싶은데, 블로그도 비슷하지만 그게 정도가 덜하니 나중에 돌이켜 볼 일기로는 좀 나을 것.

    1. 근황

    5년만에 부모님이 타향생활을 정리하고 수원의 근거지로 가족이 모두 합쳐졌다. 나, 부모님, 동생, 할머니, 라코. (무의식적으로 나올뻔한 유교식 나열을 고쳐서 피함)

    연인까진 아니었지만- 그래도 약간의 책임감과 기대를 상호간에 품은 친밀한 사람을 몇달 가졌던 덕인지 이전보다 가족에게 마음 쓰고 일 도와주는데에 마음이 쉬이 내킨다. 심부름을 보내도 투정 없이 응. 다녀올게. (반쯤은 가전기기 애플화라는 사심이 담기긴 했지만) 미국에서 중고 공유기 두대를 공수해다가 편리하게 와이파이 쓰도록 조치도 취해주고. 이 서류 저 서류 스캔해달라는데에 귀찮은 기색 없이 일 돕고. 동생이 군것질거리 사달라면 사다주고.

    돌보고 싶은, 돌봐주면 기뻐하는 사람이 있다는게 아무렇지도 않게 생각했었지만 거저로 누릴만한 것이 아니었음.

    99.

    그럼 마저 일하러…

  • 집안에 든 도둑을 때려죽이고싶당~

    0.
    kakugo
    1.
    평소처럼 스누라이프와 트위터를 즐기다보니 불판을 뜨겁게 달군 기사가 하나 있었다.

    <새벽에 든 도둑 때려 뇌사시킨 20대…과잉방어 논란>

    이야기의 주인공이 늦은밤 얼근하게 한잔 하고 집에왔더니, 아이쿠야. 집에 도둑이 든 것! 분노한 집주인은 도둑새끼를 제압한 뒤 무력을 행사했고, 도둑은 민첩스탯이 딸려서 귀환주문을 채 시전하지 못하고 그자리에 누운 모양.

    판결문까지 보면 무력의 정도를 자세히 알 수 있다. 얼굴에 정타를 먹여 다운을 이끌어내고, 이어서 도둑의 머리를 공삼아 수차례의 싸커킥을 날린 뒤 근처의 빨래건조대를 휘두른데에 이어 허리 벨트를 풀어(주인공은 도대체 어디서 뭘 보고온건지?)찰싹찰싹 징벌을 가했다고 한다. 다양한 코스로 오래도록 이어진 매찜질에 도둑은 HP 0…. 결국 뇌사하였고, 법원은 방위를 목적으로 행했다고 가늠할만한 정도 이상의 무자비한 폭력을 가해 살인에 이르게 된 주인공에게 징역을 선고했다는 이야기다.

    2.
    고인께는 실례지만 어쨌든 하직하신 도둑분은 그다지 딱하지 않았다. 왜 뻘짓하고 다녀;; 그보다 수천만원에 달하는 병원비를 감당할 자신이 없어 자살했다는 도둑의 형이 안타까웠는데 돈때문에 또 사람이 죽는구나 싶어서 굉장히 안쓰러웠다.

    그보다 주인공에 대해선 술기운이 들었기로소니 사리분별을 못하고 사람을 죽이다니 ㄷㄷ 오래도록 사회로부터 격리되어주시길;; 싶었는데, 일부 여론은 나랑 생각이 좀 달랐던 모양.

    자기 집에 침입한 침입자가 흉기를 소지했는지의 여부도 모르는데! 이놈이 도망치는척 내 뒤통수를 칠지도 모르는데! 이새끼가 집안에 곤히 자던 나’의’ 여동생을 겁간하고 퇴거하는 길일수도 있는데! 블라블라 여하튼간의 다양한 가능성이 있는데!!! 왜 내집에 들어온 씨팔새끼를 내맘대로 조지지 못하는 것인가….! 무슨놈의 범죄자새끼 왜 인권을 지켜주고 지랄이야…! 미국같았으면 샷건 쏴도 무죄야…!(여기가 아무나 총들고다니는 미국이냐… 게다가 필요 이상으로 많이쏘면 이새끼 쫓아내려고가 아니라 죽이려고 쐈구나 하고 유죄라고 한다) 등의 반응이 많이 보여서 와나 이새끼들은 왜이렇게 미개한거지 하는 경악감이 하루종일 머리를 떠나지 않았다.

    상호간에 인권을 가진 개체로 대하고 그러한 이들간에 생기는 분쟁과 이해관계를 법치로써 조율하는 것이 금수의 도리를 따르는 원시인과는 다른, 시민사회를 이룬 현대인의 방식이다. 자주 생각하는데 인권과 법은 그에 의해 보호되고 보장받는 쪽보다는 그것을 지키는는 쪽이 인간다워지기 위해 만든게 아닐까. 범죄자 인권같은걸 왜 지켜주나요! 피해자의 인권은?!?! 이런소리하는 놈, 자청해서 금수로 살겠다는 놈들 보일때마다 모두모두 모아서 목줄매고 여물먹여다 거름농장차리고싶은데 후후…

    ‘저같으면 앞뒤 안보고 죽을때까지 패고 보겠습니다. 어쨌든 그러면 다시 도둑들 걱정도 안들고 안심이잖아요?’ ‘칼로 쑤셔버릴겁니다’ 하는 쎈척하시던 분들… 부디 그러실 수 있으면 그래보시길 바라며,  가능하시다면 그런식으로 님이 그렇게 혐오하시는 범죄자가 스스로 되시기 전에 하루속히 인간사회를 떠나 대소변으로 영역표시하고 힘과 슬기만으로 식량과 자원을 쟁취하는 세상으로 얼른 꺼져주시길…. 이 사회라는거 님들한텐 좀 갑갑하지 않나요?

    3.
    왜 저런생각을 하는놈들이 그렇게 많았는지 아직도 이해가 안간다. 21세기 남성에게 테스토스테론 분출할 기회가 없어서 많이들 욕구불만이 쌓인건지(게임을 하세요!), 이것도 세월호 정국과 맞물려 자기 호신은 누구에게도 기대할 수 없다는 정서가 반영된건지, 그냥 중2병이 발현해서 쎈척한건지, 범죄자/하층민의 세계랑 멀리 떨어진 중산층 도련님들의 내면화된 혐오/계급의식이 발로한건지. 노숙자 죽이고다니던 공공의 적 조규환 생각도 나고 막 그랬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