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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련 사랑


0. 소련 국가

아름다운 음율이 아닐 수 없다. 들을때마다 울거같음.

 

1. 소련 사랑

소련에 대해 생각할때면 늘 감상적이게 된다. 소련이 채택한 민주집중제는 인간의 의지와 이성, 자주에 대한 열망이 내재되어있다는 것에 대한 무한한 신뢰에 바탕하여 설계된 정치체제였다. 의제는 뿌리로부터의 자치단체로부터 모아져 지고의 가치를 수호하는 공산당에 전달되고, 그리고 꼭대기의 현명한 서기장과 간부들은 은 무엇이 인민에게 옳은지 고심한 뒤 결정사항을 다시 인민 개개인까지 내려보낸다. 인민 개개인이 당과 시스템을 통해 자유가 실현됨을 믿고 헌신할때, 그리고 당이 무엇이 옳은지 분명한 비전을 갖고 있을 때 진정 인간이 실현되는 국가가 운영될 수 있다는 것.

무자비한 대원수의 독재, 척박한 땅에서 고생하느라 감수해야했던 만성적인 식량부족 등등 뭐 잘나가는 동안에도 삐그덕대는 일이 한두가지가 아니긴 했지만, 인간에 의해 이상적인 모습으로 설계되어 출발한 정치체계가  3/4세기동안, 존재한 모든 국가들중 가장 다양한 인종으로 이루어진 3억의 인구가 세계에서 두(일본 개거품땜에 3위로 밀려났었지만)번째로 강대한 나라로 운영됐다는 것 자체가 사회를 일군 뒤로 인류가 이룩한 최고의 기적이 아닌가!

인류 스케일로 얘기하니까 말이지만… 유럽에 분 파시즘의 광풍으로부터 민주주의를 지켜낸  공, 지구를 최초로 우주공간에서 바라본 인간을 낳은 역사… 어디 무슨 잡스러운 나라는 할수 없는 인류에의 기여가 장난이 아니다. 크아 취한다 주모 여기 보드카 두사발같은 한사발 말아주소

소련 하면 또 다들 막 되게 공산주의해서 애들이 인센티브가 없어서 일 안하고 가난했대요~ 경제적으로 비효율적이어서 서방세계보다 쳐졌고, 국민들이 불만을 갖고 그래서 무너졌대요~라고들 어릴때부터 들어왔지만, (윗나라 꼴이 개판이라서 그런 세뇌가 납득되었기도 하고) 아니씨발 그런 가난한 나라가 미국이랑 우주경쟁을 함?ㅋ 심지어 초반에는 소련의 우세였다. 아마 달까지 소련이 먼저 도달했으면 미국은 무력감에 휩싸여 소련에게 데꿀멍하거나 아예 화성에 사람을 보내버림으로 치욕을 간신히 갚아냈을 것 같은데 우주에 로망을 가진 사람으로서 어느쪽이든 참 아쉬운 시나리오가 아닐 수 없다.

게다가 이런저런 사례들을 보면 재화가 평등하게 분배된 덕에 소련 인민들은 원한다면 마음껏은 아니어도, 최소한 어떤 것이든 누리고 살았던 모양이다. 최초의 여자 우주인인 테레시코바 여사는 젊은 시절 직물공장에서 일하는 평범한 노동자였는데, 그때 취미가 패러슈팅(낙하산)이었다….고 한다. 전쟁 막 끝나고 졸라 빠듯한 와중의 소련이었는데 -_-; 평범한 노동자로 살아도 낙하산이 취미라니 졸라 간지가 난다. 반대로 전 소련인민으로부터 사랑받고 영화까지 찍은 록스타 빅토르 초이는 죽는날까지 걍 레닌그라드 인민아파트단지의 20평 집에 살며 주말마다 낚시나 즐기며 소시민으로 살았다고. 돈벌고나면 비버리힐즈에서 마약하고 섹스파티하느라 바쁜 미국의 셀레브리티와는 격이 다른 진정성이 끓어오른다…

이런 계급간 평등 말고도, 성역할에 있어서도 일찌기 되게 선진적이었던 일화들이 한가득이다. -여군 파일럿, 스나이퍼들의 무공이라던가, 뜨락또르 면허가 있던 여공이 군수공장에서 탱크 만들어서 전장으로 배달하러 가서는 바로 투입돼서 전투를 치르고 공훈을 세운다던가- 아들들 전장에 보내고 죽자 질질 짜는 것밖에 못하던 라이언 일병의 어머니랑은 다른 소련의 용감무쌍한 여군들 이야기라던가, 군면제자라서 전사들의 이야기를 동경만 하는 나로서 막 훈훈함.

이런 멋진 나라가 체르노빌 터지고 아프간에 헛돈쓰고나서 훅가버렸는데, 참 쓸쓸하다.

뭐 이것도 스탈린때 태어나서 밀고당하고 총맞거나, KGB요원이 대접한 방사능 홍차를 들이키거나 해보질 않아서 하는 소리지만.

맑스에 따르면 시대의 생산양식의 효율이 한계에 다다를 때 다음 경제체제가 필연적으로 등장한다고 했다. 지금도 자본주의가 융성하고있다는 점에서 소련의 등장은 너무 성급했다고밖에 여겨지지 않는데, 그랬음에도 불구하고 이리 매력적인 역사를 남기고 사라졌으니, 자본주의가 역할을 다하고 역사가 진짜로 다음 단계로 이행했을때 등장하는 시스템은 얼마나 번영할런지 기대가 되고 막 그런다. 내 생애에 볼 수 있을거라고 생각하진 않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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