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 conversation

0. 아유, 마음같으먼 고등학교부터도 다시 다니고싶은걸요.
그래? 글쎄. 난 그저 앞으로 전진하며 신에게로 가까이 가는 삶을 살고싶다. 그렇다면 넌 다시 태어나고싶다는 생각도 하곤 하니?
예, 그럼요.

넌 인생이 줄곧 행복했던 모양이다.

1. 대충 이런 대화가 오간 길이었다.

사실 그렇네. 과거를 돌이킬 때 존내 쪽팔려서 시부러류ㅠㅠㅠ이 절로 튀어나오는 일이 부지기수일지언정, 다시 겪고싶지 않다고 생각될 정도로 괴로운 시절은 존재하지 않았다. 왕따? 라기보단 좀 껄렁이는 패거리한테 괴롭힘을 당하던 중학교 전학 뒤 시절도, 딱히 내가 신뢰했던 애들한테 배신당한 것도 아니고, 그렇게 귀찮게 시달리는 와중에도 절친한 녀석들은 오프든 온이든 어쨌든 있었고. 어쨌든 그런 얄팍한 시련쯤이야 지금 나이먹은 내가 되돌아가면 훨씬 신나는 경험으로 바꿔낼 자신이 있고.

그렇다고 내가 객관적으로 빛나며 행복한 인생을 살아온 것도 아닌데 말이지. 제대로 친구집단 사이에서 인정받은 것도 아니고, 연인 한번 못 만들정도로 빙신 루저처럼 살고있는데 ㅋ

2. 결국 엎어지건 메쳐지건 어떤 기준으로든 완벽하지 못한, 병신인 자신을 인정할 수 있는지의 문제같다.

또 이건 부모와의 관계가 건설적으로 이루어지고, 부모로부터 사랑받는 경험을 통해 자신을 사랑하는 자아를 형성했는지에 달린 문젠데…. 이부분은 확실히 그와 내가 다르네. 내가 참 희한한 성품을 가진 애새끼였는데 우리 부모도 참 용타 싶다. 엄마아빠 죽으면 어떡할래 미자야? 라는 질문에 보험금 타면 괜찮지 않을까… 라고 대답해 부모를 패닉으로 몰아넣은 유딩에 학교에서 뭔일 있었냐고 물어보면 귀찮다고 쌩까던 국민학생에, 학교에서 돌아오면 새벽 세시까지 야동보고 게임하던 중닥딸에, 음… 고등학생 시절은 내가 생각해도 좀 모범생인듯ㅋ 여튼 그런 미성년기를 보낸 나를 거의 읽관되게 신뢰한 부모라니. 특히 나는 결함품이었는데….

3. 아이패드로

포스팅하기 참 좋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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