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근 한달 반 정도…) 라즈베리 파이, pisound를 기반으로 자작 기타 멀티이펙터를 만들고 있다. 새해가 되어 연습실을 구해 기타치는 공부를 하다보니 이제 톤도 근사하게 뽑고 싶어졌다. 모르던 사이 기타 톤 프로세싱을 디지털로 구현하는데에도 최근 머신러닝의 붐이 와서 ㅡㅡ;; 2010년도까지만 해도 업계 최고급 멀티이펙터조차 ‘디지털 냄새 난다’는 소리를 듣곤 했는데, 이젠 이게 앰프로 낸 소린지 신경망 거쳐서 만든 소린지 ‘구분 못하겠다’ 수준에 껑충 도달해버린 것.
다만 그래서 그 훌륭한 신경망 톤을 내가 쓸 수 있느냐는 이야기는 별개. 2010년대 중반쯤 켐퍼 프로파일러가 나왔으나 접근하기 쉬운 가격은 아니었다. 환율과 물가상승 여부에 따라 소비자가가 대충 160~200만원 정도? 소리 생각하면 아주 이해를 못할 가격은 아니긴 한데, 20년 전엔 해도 디지털 기타이펙터들 가격 상한이 70만원정도였던걸 기억하는 틀딱 본인으로썬 납득이 안됐구요, 백작부인은 더더욱 납득 못하실것 같은 가격임…
몇년 전부터 전부터 이쪽 분야에 이정표적인 일들이 있었음. 우선 컴퓨터 플러그인으로 활용할 수 있는 오픈소스 오디오 신경망 모델인 NAM 이 21년 공개된 것을 필두로, AIDA-X, GuitarML같은 프로젝트들이 속속 발표되었다. 이젠 더이상 최최최신기술은 아니게 된 모양.
그래서 나도 컴퓨터 플러그인을 활용해서 기타 톤을 만들까 하자니 아무래도 영 거추장스럽고 불편했다. 노트북에 오디오인터페이스 설치하고 소프트웨어 실행하고 각잡고 연습하고.. 연습 마치면 주섬주섬 정리하고 하는게 불편하던 와중, 라즈베리파이같은 작은 컴퓨터로 오디오 플러그인을 구동할 수 있는 장치를 자작하면 좋지 않을까? 하는데 생각이 미침. 라즈베리 파이(혹은 비슷한거)로 오디오장비를 만드는 오픈소스 프로젝트들이 요 10년간 꽤 많이 나와있었고 소프트웨어쪽은 남이 만든거 그대로 활용하면 원하는 기능을 갖춘 멀티이펙터를 가질 수 있겠다는 확신을 얻음. (MOD, patchboxOS, 그리고 see also 오픈소스 신디사이저 zynthian, DSP 달린 마이크로컨트롤러인 daisy seed ) 신경망 활용한 멀티이펙터중에 제일 염가인게 70만원쯤 하는데, 그 반도 안되는 가격으로 자작 멀티이펙터를 가질 수 있다는 점이 매우 메리트엿음.
하여간 그렇게 집에서 왜 납땜을 쳐하냐고 욕을 먹어가며 절찬리 제작중이고, 하드웨어 소싱/와이어링을 거의 끝낸 단계. 라즈베리파이에 pisound라는 사운드카드를 달고나면 I/O핀이 8개 남짓 남는데 풋스위치 4개와 led 8개 (풋스위치에 링형태로 달린 적색/청색 led 4개씩) PCF8575라는 I2C 16비트 I/O 확장칩을 달았다. 사실 모니터를 라즈베리에 다는 과정, 25와트 5볼트 DC 파워서플라이를 다는 과정, 확장칩을 다는 과정 모두 아무것도 모르는 상태에서 트러블슈팅을 해나가다보니 하나같이 눈물과 배움과 고난의 행군이었는데… (예컨대 처음엔 점퍼선으로 라즈베리파이에 전원공급을 하려다 작동이 안되어서 막혔음. 암페어단위로 전기를 흘리려면 전선이 약간 더 굵어야 되는거였는데 그런 기초적인것부터 내가 알리가 X)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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