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지막 글이 코시국 직후네요. 복원이 되지 않은 글이 2016년과 2019년 사이에 한 열 건 정도 있는 것 같고… 2년사이에도 저와 제 주변이 꽤 많이 변했습니다. 나는 백작부인의 도시에 직장을 얻었고, 백작부인은 그 옆도시로 직장을 옮겼고. 이제 데레스테는 거의 안켠다던가, 플레이스테이션 5를 샀다던가, 침대는 둘이 누울 수 있는 걸로 마련하고 책상도 두개를 갖다놨다던가. 이제 자동차 타고 운전해서 출퇴근 한다던가.
대학원 연구실 구석에서 웹서버를 돌려주던 맥미니는 제가 부재하게 된 이후로도 1년 넘게 1년정도 더 블로그를 호스팅 해주고 있었던 것 같습니다. 당장 오늘까지도 전원이 들어와있었던 것 같은데 서버 상태가 어떤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곧 회수해서 확인하려고 해요. 지금은 고장난 샌디브리지 노트북에 웹서버를 설치했고, 블로그를 새로 열어 복원이 되는 만큼 글을 옮겨 실어왔습니다. 읽는 사람이 있는 곳도 아닌데 무슨 이미지도 마구 깨지고… 형편없어 보이는 웹사이트지만 나름 주말 이틀 써가며 열심히 한 것입니다.
시간이 몇년 지나고 슬슬 청년기도 끝나가는 시점에 블로그를 다시 열면서 그간의 소회를 밝히자면, 뭔가 정말 할 수 있게 되고 싶은 일들은 시간이 지나다보니 할 수 있게 되더라는 점이었네요. 프로그래밍, 연애, 여행, 주거생활 등등.. 시간이 좀 걸릴지언정 스킬과 노하우가 몸에 붙고 환경과 도구가 하나둘 손에 들어오면서 전에 꿈만 꾸던 일들을 실제로 할 수 있게 되는 기쁨을 배우는 30대 초반이었습니다.
이제부터는 가족을 만들고 가정을 운영하는 뭐 그런 30년을 앞으로 만들어야겠는데, 어떻게 잘 되지 싶습니다. 당장 백작부인께서는 이렇게 제가 미니카니 빈티지 노트북이니 아두이노니 하는 허접한 취미들 꼼지락거리고 헛돈쓰고 공간 점유해나가는게 매우 못마땅하시며 앞으로의 전망을 어둡게 점치시기도 합니다만, 머 다 고쳐나가는거 아닐까 싶고 그러네요 저는.
답글 남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