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두들 자니?

0. 간만에 휴일인 어린이날이 있어,
토요일 신나게 놀았다.

느즈막히 일어나 자전거타고 필사의 업힐과 함께 실험하러 학교갔다 서너시간 일하고 퇴근. 퇴근길은 도림천을 따라 안양천-한강길-여의도로 해서 30km짜리 루트로 돌아서 옴. 덕분에 피부가 다 타버렸다 으앙;

1. 그렇게
휴일을 만끽하는 사람들 구경, 풀밭 구경, 연인 구경, 바람과 해를 맞으니 정말 정신이 맑아지고 삶이 기뻐지는 순간이 왔다. 이게 사는거지ㅠㅠ; 저녁엔 모리 카오루의 만화를 읽게 됐는데 정말 최고였다. 신부이야기 같은 경우엔 페이지마다 튀어나오는 새로운 풍광과 문화에 가슴이 벅차서 책장을 넘기기가 힘들 정도였다;;

2. 그렇게
기쁘고 난 다음날 교회가기 전에 뚝딱 녹음해놓고, 교회와 실험을 마치고 돌아와 대충의 마무리를 지어놓은 노래가 이것이다.

모두들 자니? 일 나갈 시간/얼른 서둘러서, 교대할 시간/달도 없고, 희미한 별빛/밤바람 차다. 옷들 껴입자//..//
가로등 꺼진 길 지나, 고장난 신호등 건너서, 바람소리에 귀기울이며/가자, 가자/구름이 걷히고 달님 지나간 자리에서 찾는 나의 별/호주머니 빈자리 찾아서 야무지게 갈무리 하고//

 

토요일 밤 자기 전에 기타치며 흥분하며 놀았는데, 그때 김민기 책을 펼쳐놓고 가사만 훔쳐다 만든 메모를 토대로 뚝딱 만듦. 다른사람은 어떻게 들을지 모르겠는데, 스스로는 내가 이런 노래도 만들 수 있었나 싶을정도로 방긋방긋 화사해서 놀랐다. 헤헤…;

3. 그러므로
사람이 좀 놀아야 산다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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