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공지능에게 배우는 일하지 않고 돈 버는 방법

    LLM (large language model) 이 화제다. 엄청나게 많은 분량의 문장 텍스트 정보를 대규모의 신경망에 학습시켰더니, 심심이 같은 수준에서 단지 그럴싸한 대답을 자아내는 것뿐만이 아니라 다양한 창발적인 기능이 탄생하는 것 처럼 보인다는 점에서 관심이 간다.

    오늘은 그런 AI에게 일하지 않고 돈 버는 방법에 대해 한수 배우고자, 글을 한편 청하였다. 이하는 그 결과 (다듬음)

    How to make money out of nothing (아무것도 없이 돈 버는 방법)

    To earn money, you actually don’t need to work hard. the money you make is not just the income you earn from work, but also the income you earn from not working. Now I will describe detailed strategies and how to do.
    (돈을 벌기 위해, 사실 열심히 일을 할 필요는 없다. 돈벌이란 일터에서 벌어오는 소득뿐만이 아니라, 일하지 않으면서 올리는 소득을 함께 말한다. 이제 상세한 전략을 써보도록 하겠다)

    1. Borrowing: You can borrow money from friends.
    (1. 빌려라: 친구에게서 돈을 꾸면 된다)

    2. Go to the ATM: You can go to the ATM and withdraw money.
    (2. ATM을 써라: 자동인출기에 가서 돈을 꺼내면 된다)

    3. Using the card: You can use the card to buy things online.
    (3. 카드를 긁어라: 온라인으로 물건을 사는 데에 카드를 쓰면 된다)

    4. Sell your phone: You can sell your phone and get some money.
    (4. 핸드폰을 팔아라: 핸드폰을 팔면 돈이 나온다)

    5. Sell your computer: You can sell your computer and get some money.
    (5. 컴퓨터를 팔아라: 컴퓨터 팔면 돈이 나온다)

    6. Sell your books: You can sell your books and get some money.
    (..이하 생략)

    7. Sell your clothes: You can sell your clothes and get some money.

    8. Sell your car: You can sell your car and get some money.

    9. Sell your house: You can sell your house and get some money.

    10. Sell your furniture: You can sell your furniture and get some money.

    These are just a few examples. If you can’t find anything that can help you, you can try finding your own methods to make money.
    (이상은 아주 약간의 예제일 뿐이다. 당신에게 맞는 것이 하나도 없다면, 자신만의 방법을 찾아 돈을 벌어보자)

    인공지능이 글을 써줄때는 한문장 한문장 써주기 때문에.. 돈을 꾸러 가라는 첫 지침을 보며 큰 충격을 받았다. 그리고 이어지는 지침들에 정신이 혼미해짐;;;

    한편 사기(일하지 않고 돈 벌기)의 기본중의 기본인 대출부터 충실히 종용하는것을 보니 어느정도 기본기는 되어있다? 그런 생각도 드는 결과였다.

    그러면 인공지능께서 내려주신 지침에 따라 모두 성공적으로 돈을 버시길 바라며 그럼2만…

  • 헤어질 결심 엔딩

    스포일러 있음. 영화 엔딩얘기니까 당연하지만..

    지난 주말에 관람한 이래 닷새동안 왜 서래가 자살^^ 해야되지? ?? 라고 물음표 계속 띄우고 있었는데

    생각해보니 서래가 해준의 영원한 미제사건이 되는게 중요한거니까 서래가 꼭 죽음을 택했다고 볼수는 없는? 땅파고 꼴까닥 생매장 당하는 장면은 해준이 걱정/답답해하면서 상상한 장면일수도 있는듯….즉 아무도 모름

    그 [아무도 모르는] 게 중요한거고 서래가 진짜로 살았는지 죽었는지는 영화적으로 중요한게 아닌데 아마도 서래의 앙큼한 성격상 진짜로 죽는 방식으로 추후 관계와 사태에 대한 통제를 잃을 것 같지는 않다.

    그러면 서래는 안죽었구나 생각하고 나니 마음이 편해짐 ^^

  • 공정(TM)의 정체

    하루가 멀다하고 나오는 엉덩이대통령의 이상한 채용과정 뉴스
    송 미자 선생은 해당 뉴스에 이렇게 반응하시었다

    요 5년여간 ‘역차별’ 이라던가 ‘공정’ 이라던가, 평범하게 사회학/정치경제학적 상식을 쌓은 사람들로서는 도통 이해가 안가는 아젠다가 일각에서 튀어나왔다.

    민주당과 정의당을 지지하는 사람들의 일부도 약간 흔들리거나, 그들의 목소리를 경청해봅시다.. 하면서 말려들어갔던 부분이 있다.1 보수지, 경제지들이 열심히 바람을 불어넣었는데 그 의미를 이제야 깨달음. 멀쩡해보이는 단어들을 조금 털어내고 무슨 얘기를 하는건지 자세히 파악해보고 나면 결국 지금 내가 성취한 무언가를 상급 신분으로 인정해서 내게 특혜를 퍼달라는 미친 쌩양아치 뗑깡이었던 것이다.

    그리고 사실 신분제 사회를 만들자는 애기… 카스트의 하위 30%정도는 정보약자들, 소외자들이라 논의에 참여가 되질 않기 때문에 나머지 70%중의 절반, 즉 상위 35% 인간들만 재미보는 얘기가 돼도 아젠다가 관철이 막 되는 그런 비참한 사태가 일어나는 것이다.

    윤석열 대통령 정부가 이상한 인사를 펼치는데다 대고 야 보수지들 니들도 공정하지 않은데 왜 문정권에다가 대고 그렇게 이빨을 털었으면서 지금은 가만히 있냐 이렇게 훈계를 해도 소용이 없다. 효과적인 전략이 아니다. 지금까지 일각에서 주장한 ‘공정’이란 애시당초에 굉장히 야만적이고 너저분한 가치에 멀쩡한듯 들리는 단어를 붙여놓은 것 뿐이었다는걸 폭로해야한다.

    이상 반박시 단어당 50원의 서비스 이용요금이 부과됩니다.

    1. 그들의 목소리와 욕망을 들여다 보려고 한 것은 아주 잘한 일이다. 하지만 그렇게 들여다 본 다음에 ‘공정’ 담론이 본질적으로 신분과 출신, 사회지배층의 위치에 편입될 자격에 대한 이야기를 한 것이라는걸 깨닫지 못했다는건 아주 큰 잘못이었다. 직업이 정치인데 ‘공정’이 뭔소린지 나보단 빨리 캐치했어야지 !!!! []
  • 타이프라이터

    중고등학교의 수행평가, 혹은 대학교의 ‘레포트/에세이’ 같은. 혹은 소설이나 소위 ‘연성글’ 등의, 어느정도 분량이 요구되는 글을 일상적으로 창작해본 사람들은 알 것이다. 글 쓰는 일은 대따 어렵고, 그 어려움의 상당부분은 첫 문장을 뭘로 시작하는지 결정을 내리는 데에서 기원하며, 첫 문장의 초안을 쓰고 지우고 쓰고 지우고 SNS보러 갔다가 인터넷 기사 읽으러 갔다가, 다니는 커뮤니티 순방을 하고 온 뒤에 비로소 새로운 첫 문장이 적혀내려질 수 있게 된다는 걸…

    그리고 이렇게 첫 문단이 쓰인 다음에 다시한번 SNS보러 갔다가… 어쩌구 루틴을 마친 뒤에 다시 다음 내용을 쓸 수 있는 정신상태가 된다는 것을.

    좋아. 이제 논문을 써야해. 힘내! 난 할 수 있어!/할 수 있다구!/할 수 있는데…/..좀 이따가… (웹서핑부터 해야지)
    https://phdcomics.com/comics/archive.php?comicid=1993 Ph.D. comics에서도 일해야하는데 이메일 읽고 인터넷 구경하느라 종일 시간 낭비하는 에피소드가 지분이 꽤 많다ㅋ

    그러니까, 글을 집중해서 쓰려니 정신이 분산되는 일거리들이 너무 많다는 얘기다. 그래서 사람들은 생각했다. 아예 인터넷 브라우징이 안 되는 기계를 쓰면 내가 좀 더 창작에 집중할 수 있는 것은 아닐까?

    그래서 미국에선 누가 물건을 만들어 팔기 시작했다. 못해도 2016년쯤부터…

    https://getfreewrite.com/products/freewrite-smart-typewriter-3rd-gen 처음엔 Hemmingwrite라는 이름을, 후에는 브랜드가 되는 Freewrite라는 이름을 쓰더니 요즘은 직관적으로 용도와 기능을 설명하는 Smart typewriter라는 이름을 쓰고 있음. 제품 크기도 대충 타자기 사이즈고, 기능도 딱 타자기니까 잠재 고객에게 더 빨리 어필할 수 있는 적절한 변화인듯..

    기계식 키보드에 전자잉크 디스플레이를 달고, 메모장 수준의 기능에 wifi로 문서를 클라우드나 메일로 송신하는 기능만 달고 있다. 화면 오른쪽에 빨간 전원 버튼 아래에 보이는 3-way 스위치는 wifi 온오프, 새 wifi찾기 기능을 담당하고, 왼쪽의 3-way 스위치는 작성중인 문서를 A, B, C 중에 고르는 기능을 담당한다.

    그렇다. 메모장은 원하는 파일을 아무거나 불러올 수 있기나 하지, 이놈은 병렬적으로 세 편의 이상의 글은 쓰지도 못하게 제약을 걸어두는 것으로 지금 쓰려는 글에 집중하자는 컨셉을 빡세게 관철하는 것.

    미친 힙스터새기들 같은 값으로 아이패드에 키보드만 달아 써도 훨씬 많은 것을 할 수 있는데? 라는 주류의 반응은 이 글을 읽을 한국의 독자들이나, 미국 현지의 고객들이나 비슷비슷하겠지만, 최소한 미국에선 은근히 수요가 있는 포지션의 기계인듯 하다.

    전자타자기(Wordprocessor)는 나도 교무실 같은 데서 한두번 보고 지나쳤던 것 같기는 하지만 왕창 보급된 것 같지는 않다. 8-90년대까지 한국이 돈이 없었어서/개발이 늦어져서 워드프로세서 도입이 미뤄지는 동안 기계식 내지는 전동 타자기로 버티다가 한번에 PC 보급이 이루어진 역사가 있어서 테크트리를 스킵했던 것이 아닌가 싶다. 한편 미국에선 전자타자기 사용에 있어서는 좀 더 저변이 넓었던 것 같다, 중고등학교 에세이도 전자타자기로 작성했었다는 이야기도 전해들을 수 있고.

    또 내 상상이지만 1990년대, 노트북이 나오기 직전이나 아직 너무 비싸던 시절, 커리어 초반을 워드프로세서로 글을 쓰며 시작한 사람들이 꽤 많을텐데, 그런 사람들이 타자만 되는 기계에 호감이나 향수를 느낄 수 있을 것 같다. 아마존 킨들같은거 쓰면서 이 정감가는 전자잉크 디스플레이로 내가 좋아하는 작문을 하면 얼마나 좋을까? 하는 생각을 해본 젊은 사람들도 있을거고..

    어쨌든 수 년 전부터 관심을 가졌던 기계인데, 곧 망하지 않을까 했던 내 기대를 져버리고 벌써 네 번째 모델까지 내면서 회사는 잘 굴러가는 모양이다. 5년 이상 생존한 스타트업이라니 이건 진짜 훌륭한 성과지요.

    한편 일본에서는 좀 다른 맥락으로, 힙스터따리를 위해서가 아니라 회의실에 메모를 하기 위해 갖고 들어갈만한 low-profile의 전자기기 포지션으로 조그마한 전자타자기가 절찬리 팔리고 있다고 한다. 내가 일본 사람도 아니고 분위기를 잘 아는건 아니지만, 무슨 공무원이 민원인 앞에서 색깔 있는 음료수를 마시면 꼴사납다는 평가를 받기 때문에 굳이 맛을 희생해가며 투명한 음료수를 개발하면 그게 팔리는… 나라니까.

    King jim의 Pomera도 기능과 성능에 비해 비싼 30만원 언저리에 팔리는 물건임. 근데 오랫동안 아주 잘팔리고 있다. 오바타 타케시 만화 ‘바쿠만’에 나오는 만화잡지 기자가 쓰는 장면이 나오더라는 이야기를 들은 기억이 있음.

    막 높으신분들 공책 갖고올 때 짬찌가 커다란 노트북 들고오면 나댄다고 여겨지는게 이해는 간다. 나도 한국사람이고 납득은 못해도 무슨얘긴지 이해를 못하지는 않는달까. 마음은 이해가 간달까. 사진을 보면 옛날 전자사전 크기인 것 같은데, 수첩처럼 정장 안에 들어가는 사이즈라면 확실히 나댄다는 느낌은 없을 것이다.

    한편 먼저 소개했던 Freewrite의 포터블 모델 (기계식 키보드 대신 펜타그래프 키보드를 쓰고, 화면이 접히는 모델)을 정식으로 (소량) 들여오고 있다는 소식을 접했다. 그런 계기로 작성한 포스트.

    https://www.funshop.co.kr/goods/detail/188360

    나한테 딱히 돈떨어지는 것도 아니고, 별 의리는 없지만 일단 링크는 쌔워둠.

    여튼 두 기계 다 뭔가 관심은 갔는데, 내가 글로 벌어먹고 산다거나, 활발하게 작문을 하는 사람은 아니지 않느냐는 자각이 있었기 때문에 저기다가 돈을 쓰진 않았다. 전자타자기 소식을 처음 접한 시점이 아마 연애를 시작한 무렵이라 냉큼 사보기 어려운 것도 있었고 ㅋㅋ 저거 아니더래도 씽크패드 모으고, 골동품 PDA 모으고 할거 다 했어서 어차피 돈이 더 있지도 않았다. 조만간 모아온 씽크패드와 pda들에 대해서도 소개해보도록 하겠음.

    그래도 뭐랄까, 저런거 개발되는 뉴스 보고, 팔리고 있는걸 보고 있자면 조용한 시간에 액정화면 들여다보면서 키보드 두들기는 행위가 행동학적으로 굉장히 즐겁고 뿌듯하다는 것을 사해 만방의 인류가 공유하고 있다는 걸 알 수 있어서 기쁘다. 내가 살일은 없지만 구경하는 것 만으로 가치가 있는 제품들인 듯.

  • 백작부인의 골절사고

    평생 뼈 부러져 본적 없다고 자신의 단단한 육체를 자랑스레 여기던 백작부인이 기어코 자기 뼈를 부수고 말았다.

    모처럼 새 직장에 처음으로 출근하여 일을 마치고 공유킥보드를 이용하여 귀가하는 길에, 차량을 피하다가 보도블럭 턱에 걸렸고 그 이후엔 금간 치아와 쑤시는 무릎, 지끈거리는 팔꿈치… 일단 그날로 정형외과와 치과에서 대강의 진료를 받고, 이틀 뒤 팔꿈치 관절의 골절이 확인되어 철심을 박고 입원생활을 시작하였다.

    가련하고 딱한 마음이 앞섬. 일 구하자마자 다음날 깁스감고 죄삼다 사람 구하느라 수고하신 게 수포가 됐겠네요 하고 미안해 하며 (사실 산재인데 ㅡㅡ;; 우리나라 인정머리상 당일 날 제대로 서류 쓰고 근로계약이 시작되지도 않고 퇴근길 킥보드탔다가 자빠진 걸로 산재 처리 고분고분 해줄 기업도 별로 없을 듯) 아침부터 얼굴 내미는 것도 참 그지같은 일이고. 나름 자축을 하려고 성게 알이니 횟감이니 이런저런 비싸고 맛있는 재료들 준비해서 제대로 먹지도 못한 것도 너무 서글프고 그렇다. 백작부인도 그냥 한달 더 놀 걸 하고 매우 억울해 하는 중

    내 회사 쪽 일도.. 뭔 논문 한편 마무리작업 한다고 보스가 몸이 달아서 (우리 부하들은 좀 늘어져도 상관 없는데 지 업적땜에 여름내에 논문 제출하려고 그러는 거 같은데 내리 닥달당하는건 왠지 비합리적인거같고 기분이 좋지 않음) 채찍질을 하는 시기라서 실험할 시간 확보를 하는 한편 아침저녁 병원에 찾아가 마누라 얼굴 보는데 힘을 좀 써야하기도 했다. 다만 한편 논문 쓰는 작업 같은 건 마누라 핑계 대고 몸 뺄수 있어서 혼자 꿀 빤것도 있었음. ㅎ 여튼 익숙치 않은 일로 힘 쓰려니 잘 하지는 못한 것 같더라는 얘기.

    왼팔은 링거꼽고 오른팔은 깁스하느라 손을 잘 못써서 곤란해하는 부인 시종노릇 하는건 좀 재밌기도 하고 놀리기 좋기도 해서 재밌었음. 내가 봐주는건 하루에 두세시간정도였는데 나머지 열몇시간동안은 어떻게 지내는건지 원. 그래도 수술하고 사흘 나흘 지나니 집어넣을 약이 줄어서 링거도 떼고 바늘도 뽑아서 한결 덜 불편해진 것 같아 다행이다.

    일반적으로 수술하느라 절개한 피부가 붙는데 보름, 뼈가 다 붙었으리라 기대하고 깁스를 풀고 철심을 제거하는게 또 한달 정도 걸릴 것으로 기대하는 듯 하다. 백작부인도 그렇게 안내를 받음. 고생길이 많이 남았는데 잘 버티시길 기원함.